공식이 뒷이야기를 안 풀어줬으니 알아서 해먹겠단 마인드로 시작한 이나고 키도카와세이슈 타래) 썰체 잘 안 써봐서 문장으로 맺으려다가 글자 수 제한에 열 올라가지고 다시 음슴체 고름.
01. 우선 아후로디가 시합도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성제 부탁 겸 새 감독이 되었다는 걸 감안하면 애초에 정식 키도카와세이슈 감독 자리에 앉은 건 아니었겠지? 라이몬의 연승을 제지하기 위해 파견된 임시 브레이크 역할로 스스로를 여겼을 테니까 키도카와 팀원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생각하면 떠나려고 할 것 같음. 그날 딱 한 차례 일궈낼 일시적인 가짜 승리보다 팀과 동료, 일체감, 정직 등의 넓은 개념으로 키도카와 멤버들을 끌어주려 노력한 걸 보면 라이몬전이 끝나자마자 떠날 거란 생각도 안 듦. 딱 적당한 시기에, 멤버들이 아후로디를 자신들의 감독이라고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지낼 때쯤 떠날 것 같아...
02. 항상 먼저 그라운드에 나와서 필드 체크하고 그날그날 각 선수별로 해야 할 연습 기록지 이런 것들 챙기던 감독님이 연습 시작 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안 왔는데 주장인 키시베한테도 언질 하나 없으셨어서 멤버들 슬슬 걱정되려는 찰나에 아후로디 발 디딤. 감독님이 지각이다, 연습 끝나면 아이스크림 사 달라 등의 평소 같은 장난말이나 건네려고 아후로디 쪽으로 등 돌린 멤버들 순간 멈칫함. 낯선 얼굴이 감독님 옆에서 보이는데 누구냐고 술렁이던 애들 사이로 시드였던 소스케만 멍해짐. 분명 피프스 섹터에서 봤던 사람이고, 그전엔 다른 팀 감독으로 계셨던 분이었음. 피프스 섹터 감독급이 갑자기 저희 학교에 왔다? 소스케가 제일 먼저 불안해할 듯. 다른 애들은 누군지 모르니까 그냥 새로 발령 나온 코치님이신가 싶기만 한데, 아후로디 특유의 잔잔하게 웃는 얼굴로 "인사드려. 너희들 새 감독님이셔." 폭탄 발언 던짐.
03. 다들 처음엔 못 믿는 수준을 넘어 장난치지 말라고 웃어넘길 듯. 그만큼 키도카와세이슈 축구부 내에서 아후로디의 입지가 대단하게 뿌리내린 시기였음. 팀 내 분열이 크게 번져서 그 유명하던 키도카와세이슈가 쉽게 꺾이리란 평까지 받고 있었는데 그걸 단 며칠 만에 유하게 다스렸고, 어떻게 보면 분열의 중점이었던 타키 형제의 갈등도 해결해 줬고, 소스케에겐 '팀'과 '동료', 축구라는 '팀 스포츠'의 개념을 재확립시켜줬으니까 그걸 바로 옆에서 지켜본 선수들은 당연히 아후로디를 진심으로 믿고 따를 수밖에 없었음. 타키 형제는 물론 멤버들이 전부 뿔뿔이 흩어진 팀의 주장이란 짐에 눌리던 키시베에게도 아후로디는 감독 그 이상의 존재(구원)이었을듯. 아후로디가 피프스 섹터에서 왔다는 사실을 듣고 초반엔 좀 꺼려 했을 중립과 반핖섹파 멤버들도 아후로디가 팀에 재생력을 불어넣는 걸 보면서 인식이 차츰 바뀌었을 거고 후엔 완전히 받아들였겠지. 눈앞의 실적만을 목적에 두지 않는 아후로디 지휘 아래에서 하루하루 더 뭉쳐가고 있었는데 그 감독이 대뜸 자기네들 팀을 떠나겠단 말을 한 거임. 어제까진 별말 없이 앞으로도 힘내자고 해줬던 사람이, 우승을 하든 못하든 결과에 관계없이 자기들이 이뤄낸 과정을 봐주고 그 과정을 응원해 주시던 감독이 새 감독을 모셔온 상황을 멤버들은 절대 쉬이 못 받아들일 듯.
04. 감독 소개해 주는 동안에도 전원 넋 놓고 서 있다가 아후로디가 마지막 인사하듯이 말 꺼낼 때 가장 먼저 들고 일어나는 건 소스케일 거라고 생각함. 소스케에겐 요시히코도 있고 키시베도 있고 멤버들 영향도 당연히 컸겠지만 역시 가장 직접적으로 변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건 아후로디니까.(그냥 님 최애가 태름이라 그런 건 아닌가요 >> 그것도 있지만.. 그치만 읍) "그럼 감독님은요?"부터 아후로디가 자긴 그만둔다고 직접 말해줄 때까지 추궁할 듯. '그만둔다', '팀을 떠난다'는 직설적인 단어가 귓등에 스치기 무섭게 얘든 쟤든 멘탈 흩어지지 않을까. 유소년을 갓 벗어난 어린 중학생들이 신뢰하고 기댈 수 있는 기둥이었던 정신적 지주가 사라진다 >>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멘탈 박살날 일이라고 봄.
04-1. 여기서 내 주관적인 캐해석을 조금(많이) 개입해보자면 아후로디가 굳이 당일에 말을 꺼낸 이유인데, 어차피 자긴 라이몬전 때문에 온 거니까 멤버들도 멀지 않은 시기에 헤어질 걸 알고 있었으리라 여김+헤어지는 게 그다지 좋은 일도 아니고 굳이 며칠 전부터 말할 필요를 못 느낌+그리고 소신 발언 하나만 하자면... 자신이 선수들에게 영향력 있는 사람은 맞지만 어디까지나 일개 감독에 불과하고, 그런 제 자리를 대체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고 느꼈을 것 같음. 처음에야 방황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 길지 않게 팀에 속했던 저 때문에 또 한 번 팀이 무너질 거라고까진 예상 못 할 듯.
05. 너무 갑작스러운 통보에 갈피를 못 잡는 선수들 한 번씩 돌아보며 얼굴 익히듯 한 명 한 명 눈 마주치는 아후로디 행동에 더 울컥하는 키도카와 축구부,, 여전히 다정한 면모가 더 아릿하겠지ㅠ 우리들은 이렇게 속상한데 감독님은 아무렇지 않아 보이고, 오히려 속 시원해 보이기까지 함. 몇 마디 쏘아붙이던 소스케도 뒤엔 기력 잃고 입다묾. 그나마 키시베가 차분하게 나올 앤데 키시베마저도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임.
06. 사실 6번이 보고 싶어서 장황하게 다섯 개나 풀어댐. 어쨌든 내가 보고 싶었던 건 필드 완전히 벗어나는 아후로디 잡는 키도카와 애깅이들...ㅠㅠ 무인 메인이라(고랑 리부트 언급이 더 많지만 사실 메인은 무인인 인간,,ㅋㅋㅋㅋ) 고 캐릭터들은 조금 어리게(,,) 다루는 경향이 있는데 아무튼 짐가방 들고나가는 자기 팔에 옹기종기 매달려서 눈물방울 매단 멤버들 보고 놀라는 아후로디랑 가지 말라고 잡는 키도카와 친구들이 보고 싶었음. 깍두기 된 뉴 감독님껜 죄송하지만 키도카와세이슈랑 아후로디 너무 잘 어울리잖아요...ㅠㅠ 자존심 센 소스케를 비롯한 선수들이 죄다 자기 앞에 와서 감독님 감독님 하는 걸 보는데 어떻게 마음이 안 흔들릴까. 아후로디한테도 키도카와세이슈는 비중이 컸을 테니까 코끝 찡해지지 않겠냐고ㅠ
07.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됐고, 다시 아후로디가 감독으로 돌아온 키도카와세이슈 모먼트들도 보고 싶음. 놀라게 해서 미안하단 의미로 하루 날 잡고 놀러 다닐 키도카와 너무 좋다... 며칠 전에 트친님이랑 키도카와 놀이공원 얘기했는데 확실히 시끌벅적한 놀이공원도 좋고 완전 1박 하러 숙소 잡는 것도 좋고 다 좋음. 언제 분열했냐는 듯이 똘똘 뭉쳐서 잘 노는 키도카와가 너무 보고 싶어ㅠㅠ 가끔 소스케가 급발진(ㅋㅋㅋ)할 때도 이젠 애들 짜증 내거나 똑같이 맞받아치는 게 아닌 다르게 다루는 방법을 익혔을 거고... 소스케 캐해 하면 할수록 재밌음. 원랜 키시베 비중을 더 높게 쓰려고 한 썰인데 어쩌다 보니 시드였던 경력과 내 취향 성격ㅋㅋ 때문에 소스케가 치고 올라옴.
08. 그리고 다음해 홀리로드 우승은 ㅋㄷㅋㅇㅅㅇㅅ ((뇌절
+후기+
사실 이나고 키도카와세이슈는 아후로디 때문에 돌려봤고 아후로디 다음엔 키시베(기욤 더듬이ㅠ) 정도만 스며들어서 크게 막 아끼는 학교다! 얘네로 글 쓰고 싶다! 연성하고 싶다! 이런 생각은 안 들었는데 최근에 만난 트친님께서 키도카와세이슈 오시분이라 자주 접하다 보니 소스케도 품기 시작함ㅋㅋ 이 썰 쓰다 보니까 백업용 티스토리까지 파고 싶어져서 팠는데,, 재밌게 보셨으면 합니다,,,!! 키도카와세이슈 포에버,,,
INZM GO/키도카와세이슈